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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의 침입자] ‘뒤에 누군가 있어요’ – 리사 도널드 사건

by beermonster 2025. 4. 6.

당신은 혼자인 줄 알았다.
하지만 어딘가에, 누군가는 조용히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다.
현실 속 밀실 괴담, 리사 도널드 사건.

 

이상한 느낌은 항상 있었다

2017년 11월,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의 외곽 주택가. 당시 26세의 대학원생 리사 도널드(Lisa Donald)는 평소처럼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혼자 사는 원룸형 주택에서의 생활은 6개월째였고, 그동안 별문제 없이 조용하게 지내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주간, 리사는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휴대폰 위치가 이상하게 변경되어 있거나, 출근할 때 놓아둔 컵이 엉뚱한 자리에 있기도 했다. 친구들은 “피곤해서 그런 걸 거야”, “스트레스 때문이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리사는 점점 집 안에 누군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녀는 결국 거실과 복도에 소형 CCTV를 설치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날 밤, 리사는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불안이 현실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집 안의 침입자] ‘뒤에 누군가 있어요’ – 리사 도널드 사건
[집 안의 침입자] ‘뒤에 누군가 있어요’ – 리사 도널드 사건

 

영상 속에 잡힌 ‘낯선 그림자’

설치한 CCTV를 점검하던 다음 날 아침, 리사는 이전 녹화 영상을 빠르게 확인하다가 거실 소파 뒤에서 기어나오는 그림자를 발견한다. 분명 자정 무렵, 그녀가 혼자 TV를 보다 졸았던 시점. 그런데 화면 오른쪽 끝에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사람의 형체가 기어 나오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 영상은 짧았지만 확실했다. 그는 낯선 남자였고, 방 안을 살피더니 냉장고를 열고 물을 마신 후, 조용히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리사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을 수색했다. 그들은 믿기 힘든 장소에서 단서를 발견했다.
욕실 천장 환풍구 너머에, 누군가가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는 얇은 이불, 음식 포장지, 물병, 오래된 옷가지가 있었다. 경찰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꽤 오랫동안 이 집 안에 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천장 위의 침입자, 그는 누구였을까

현장을 조사한 결과, 천장 공간은 외부에서 바로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었다. 이 말은 곧, 침입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집 안 어딘가에 숨어 있었고, 리사가 그 집에 이사 오기 전부터 자리를 잡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범인은 수일 후, 근처 폐가에서 체포된다. 그는 36세의 남성으로, 정신 병력이 있었으며 노숙 생활을 해오던 인물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리사를 지켜보고 싶었다”, “그녀는 조용하고 예뻤다”는 등의 말을 반복했고, 자신이 그녀와 ‘친밀한 관계’라고 믿고 있었다.

조사 결과 그는 처음에는 잠입 의도 없이 근처에 머물다, 어느 날 밤 창문이 잠기지 않은 틈을 타 집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욕실 천장을 통해 천장 속 공간에 숨어 살았고, 리사의 생활을 관찰하며 몰래 다가갔다가 다시 사라지는 생활을 수주간 반복했던 것이다.

 

당신의 집은 정말 ‘혼자만의 공간’일까?

이 사건은 현지 뉴스와 해외 커뮤니티를 통해 퍼졌고, 이후 “집 안 침입자 사건의 전설”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리사 도널드는 이 사건 이후 학교를 휴학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내 방에서 나오는 순간을 영상으로 본 그 느낌, 그건… 단지 공포가 아니었어요. 내 공간이라는 믿음 자체가 무너지는 감각이었죠.”

많은 사람들이 '집'이라는 공간을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그 안에도 타인의 존재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공포를 현실로 보여준다.
이후 유사한 사건도 종종 보고되었으며, 일본, 독일, 미국 등에서도 집 안 구석에 오랜 시간 숨어 있던 침입자들이 체포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들은 대부분 생활 소음이 거의 없는 시간대에 움직이고, 음식이나 물건을 몰래 사용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리고 피해자들은 대부분 혼자 살며, 감각에 예민했던 사람들이었다.

 

정말 끝났을까?

리사 도널드 사건 이후, 경찰은 인근 지역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미확인 침입 관련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일부 주민들은 "창문이 스스로 열려 있었고, 음식이 줄어든 것 같다", "이상하게 물건이 자주 자리를 바꾼다"고 말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사건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건 1년 뒤, 리사가 떠난 집의 새로운 세입자가 욕실 천장에서 이상한 쪽지를 발견했다.

“I miss watching you sleep.”

경찰은 해당 쪽지가 이전 범인의 것인지, 혹은 새로운 누군가의 짓인지 확실하게 단정하지 못했다. 다만 그 집은 지금도 ‘살고 싶지 않은 집’으로 불리며 공실 상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