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세탁기 속의 흔적] 일본 '히로시마 아파트 변사체 사건'

by beermonster 2025. 4. 10.

깨끗하게 정리된 방, 잠긴 세탁기.
그 안엔 사람이 있었다.
일본 히로시마 ‘세탁기 변사체 사건’ – 정리된 흔적 속의 진짜 흔적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흔적을 지운 범인, 단 하나 남긴 건 회전 중이던 세탁기였다

 

이상한 냄새, 그리고 신고 전화 한 통

2020년 7월 13일, 일본 히로시마 시의 한 조용한 주택가.
오후 4시경,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은 단순했다.

“201호에서 계속 이상한 냄새가 나요. 벌레도 끓고 있어요…”

문제가 된 방은 3층짜리 단독 아파트의 2층,
입주자는 25세의 여성 혼자 사는 가구였고, 1년 넘게 말썽 없이 지내온 세입자였다.
관리인은 경고를 위해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결국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고, 강제로 문을 열자 아파트 내부에는 미묘한 불쾌한 냄새가 퍼져 있었다.

방은 정리되어 있었고, 침대엔 아무도 없었으며, TV는 꺼져 있었다.
그리고 경찰은 화장실 옆 작은 세탁기 안에서, 어두운 붉은 액체가 고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세탁기 속의 흔적] 일본 '히로시마 아파트 변사체 사건'
[세탁기 속의 흔적] 일본 '히로시마 아파트 변사체 사건'

회전이 멈춘 세탁기, 그 안의 진실

세탁기는 마치 작동 도중 멈춘 듯한 상태였고,
뚜껑은 잠겨 있었지만 강제로 열자, 그 안에서 사람의 피부 일부와 긴 머리카락이 엉켜 나온다.
조심스럽게 물을 퍼내고 내부를 수색한 결과,
그 안에는 심하게 훼손된 여성의 시신 일부가 들어 있었다.

시신은 머리와 상체 일부만 남아 있는 상태였고,
얼굴은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신원은 세입자였던 다카하시 유이(高橋 優衣)로 확인된다.

무서운 건, 그녀가 사망한 시점이 최소 3일 전이라는 점이었고,
그 동안 세탁기는 누군가에 의해 반복적으로 작동된 흔적이 있었다.

 

  • 세탁기 작동 기록: 총 7회, 1회당 2시간 이상 사용
  • 배수관에선 혈액과 탈지제, 세정제가 다량 검출됨
  • 현관 비밀번호는 변경된 흔적 없음

그녀는 어쩌다, 세탁기 안에 들어가게 된 걸까?

 

수상한 남자, 흔적 없는 입실

경찰은 방 안에서 범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분석을 진행했지만,
놀랍게도 그 어떤 지문이나 족적, 강제 침입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근 건물 CCTV에는 사건 당일 밤 11시경, 검은 모자를 쓴 남성이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 남성은 손에 가방 두 개를 들고 있었고,
10분 뒤엔 가방 하나만 들고 조용히 나갔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는 비밀번호 보안 출입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어,
비밀번호를 모르면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세입자가 직접 초대했거나, 비밀번호를 미리 알고 있던 사이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유이의 친구와 가족들은
“그녀가 연애 중이라는 얘기를 한 적도 없고,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는 스타일도 아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의 마지막 검색 기록

포렌식 분석 결과, 피해자의 휴대폰에는 사건 하루 전
다음과 같은 검색 기록이 남아 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낯설지 않지”

“사람 얼굴이 기억나는 이유”

“기억이 틀렸을 수도 있나요”

그녀는 뭔가 이상한 감정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기시감(deja vu)' 또는 특정 상황에서 기억을 덧씌우는 심리 반응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 남성을 어디서 본 걸까?

더 소름 끼치는 건, 그녀의 노트북 웹캠에는 작동 기록이 있었다는 점이다.
사건 발생 며칠 전, 웹캠은 누군가 원격으로 접속하여 수 분간 활성화되었다.

 

남겨진 흔적, 의도된 공포

결국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수사의 결정적 단서였던 세탁기 안의 핸드프린트는
이상하게도 너무 깨끗해서, 오히려 인위적인 느낌이 강했다.
지문이 아닌, 형태만 남긴 채 – 손바닥을 ‘찍은 듯한’ 흔적이었다.

그리고 3개월 뒤,
유이의 아버지 이메일로 익명의 메시지가 도착한다.

“당신 딸은 지금 깨끗해졌어요.
정말 순수해졌어요. 정말요.”

보낸 IP는 싱가포르의 호스팅 서버.
이메일은 즉시 폐기되었고,
그 사람은 지금까지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