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주소는 없고, 검색도 되지 않으며, 위성지도에도 잡히지 않는 마을. 그런데 그곳엔 전기가 들어오고, 우편이 배달되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닌다. 문제는, 거기 갔다 온 사람들 중 일부는… 다시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처음 발견된 건 '배달사고'였다
2021년 여름, 경기도 북부의 한 물류센터에서 이상한 반품 요청이 접수됐다.
택배기사가 배달을 나갔지만,
내비게이션에도, 주소 검색에도 나오지 않는 도로명 주소였던 것.
“도로명으로는 ‘하늘샘길 17-3’인데, 아무리 찾아도 그런 길은 지도에 없어요.
그런데 실제로 운전하다 보면 도로 표지판에는 분명 그렇게 쓰여 있어요.”
센터 직원들은 단순한 오타로 생각했지만,
동일한 주소로 한 달 동안 3건의 반품 요청이 또 들어왔다.
그중 하나는 직접 마을을 찾았던 택배기사가 남긴 메모였다.
“거기 진짜 마을 있습니다.
집도 있고 사람도 살아요.
근데 이상한 건… 거긴 전파가 안 터져요.
그리고 돌아오는 길을… 못 찾았습니다.”
기록되지 않은 공간
지자체에 문의한 결과,
문제의 주소는 행정구역 상 존재하지 않는 지역이었다.
인근 도로망과 자연 마을을 바탕으로 검색해도
해당 위치에는 임야 또는 미분류지로 표시되어 있었고,
위성지도 역시 흐릿한 초목만 보이는 상태였다.
하지만 민간 드론 업체가 해당 위치를 촬영한 결과,
지붕 형태의 구조물 여러 개,
도로나 전봇대,
운동장처럼 보이는 넓은 공터 등이 명확히 찍혀 있었다.
그 마을은 ‘존재했다.’
다만 지도에서만 빠져 있을 뿐이었다.
마을의 이름은 '청곡'
한 탐사 유튜버가 그 마을을 찾기 위해 영상을 찍으며 진입한다.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따라가자
낡은 간판 하나가 나온다.
청곡마을 – 진입 환영, 외부인 숙박 불가
놀랍게도 그곳엔
- 30여 채의 가옥
- 작은 슈퍼와 마을회관
- 마당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
- 간이 버스 정류장, 벽보가 붙은 가판대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결국 촬영을 중단한 뒤 영상 일부만 업로드했다.
그리고 업로드 이후,
그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았다.
댓글엔 이런 글이 남았다.
“그 영상 다시 보니까
슈퍼 유리문에 누가 비친 거, 사람 아니에요.”
누가, 왜 그 마을을 숨겼는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곧 이 마을을 둘러싼 음모론과 도시괴담이 퍼지기 시작한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이 존재했다.
- 과거 군사 실험구역으로 쓰인 지역을 민간에 은폐하기 위해 공식 지도에서 삭제
- 범죄자 은닉용 보호 마을로 국가 차원에서 비공개 운영 중
- 자급자족 형태의 종교 공동체가 디지털 기록을 차단하고 생활 중
하지만 정부기관은
“해당 지역은 특정 구역 재개발 과정 중에 등록 지연이 생긴 비주거 임시거주지”라며
행정 착오일 뿐 음모는 아니라고 밝혔다.
문제는,
그 뒤로도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 중 일부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갔다가, 못 돌아온 사람들
실종자는 총 4명.
모두 탐험, 취재, 배달 등의 이유로 그 마을을 방문했던 사람들이며,
실종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모두 마지막 통화 이후 연락 두절
- 휴대폰 신호는 인근 산자락에서 마지막으로 잡힘
- 차량은 마을 진입 도로 중간 지점에 세워진 채 발견
- 마을 주민들은 이들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
그런데 최근 들어
실종자 중 한 명의 카드 결제 기록이 1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장소는,
청곡에서 가장 가까운 읍내.
물건은, 우유 하나와 라이터.
그를 본 편의점 점주는 말했다.
“그 사람… 눈빛이 완전 비어 있었어요.
말도 안 하고, 그냥…
누가 밀어넣은 사람처럼 행동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