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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흔적] 장롱 속에서 발견된 메시지, ‘카트리나 노튼 살인 사건’

by beermonster 2025. 4. 6.

평범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한 여성의 죽음.
밀실처럼 닫힌 방, 벽 속의 낙서, 그리고 천장을 기어다녔다는 마지막 메시지.
‘카트리나 노튼 살인 사건’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의문을 품고 되새기는 현대판 밀실 미스터리입니다.

 

완벽한 밀실에서 발견된 시신

2014년 9월 17일, 미국 미네소타주의 작은 시골 마을, 엘름크릭(Elm Creek). 이 조용한 지역에서 벌어진 한 건의 살인 사건이 지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피해자는 당시 29세였던 카트리나 노튼(Katrina Norton). 그녀는 작은 빵집에서 일하며 조용한 삶을 살던 평범한 여성으로, 이웃들에게는 친절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날 아침, 카트리나는 출근하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걱정한 직장 동료가 경찰에 신고했고, 곧 그녀의 집으로 순찰차가 도착했다. 경찰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을 때, 그녀는 침실 바닥에 엎드린 채로 사망해 있었다. 시신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었고, 방 안은 안쪽에서 잠겨 있었다.

더 이상한 건, 창문은 모두 잠겨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었다. 문은 실내에서 걸어 잠근 상태였고, 현장에는 어떤 족적도, 지문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경찰은 이 사건을 밀실 살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기묘한 흔적] 장롱 속에서 발견된 메시지, ‘카트리나 노튼 살인 사건’
[기묘한 흔적] 장롱 속에서 발견된 메시지, ‘카트리나 노튼 살인 사건’

장롱 안쪽, '벽에 새겨진 낙서'


현장을 정밀 수색하던 중, 수사관 중 한 명이 피해자의 옷장 안쪽에서 이상한 낙서를 발견한다. 장롱 안쪽, 벽과 맞닿은 좁은 공간에는 누군가 손톱이나 날카로운 물건으로 새긴 듯한 글자가 있었다.

“그는 천장을 타고 들어왔다. 소리는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문장은 서툴고 불안정한 필체로 쓰여 있었으며, 반복된 긁힘 자국 사이로 "he watches"라는 문구도 여러 번 적혀 있었다. 필체는 피해자의 것으로 확인됐다.

카트리나는 생전에 심한 불면증과 환청에 시달렸고, 몇 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도 있었다. 이에 일부 수사관들은 "정신적인 혼란 상태에서 스스로 피해망상을 기록한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장롱 벽면에는 외부에서 손을 뻗기 어려운 각도에 낙서가 집중되어 있었다. 즉, 누군가 그 좁은 공간 안에 몸을 숨긴 상태에서 기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이웃 주민의 수상한 진술

사건 수사 중, 한 이웃 주민이 경찰에 중요한 증언을 했다. 바로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 밤, 누군가 카트리나의 집 근처 담벼락을 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는 “덩치가 작고 유난히 몸이 유연한 남성이었다. 뭔가 이상한 자세로 벽을 기어오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진술은 카트리나가 낙서한 '천장을 타고 들어왔다'는 말과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이후 경찰은 집 안 천장을 조사했고, 거기서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구멍과, 머리카락을 발견한다. 머리카락은 피해자의 것이 아니었고, DNA 분석 결과 다른 남성의 DNA와 일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 DNA는 수사 기관의 어떤 데이터베이스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았고, 이 남성의 정체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사라진 기록, 끝나지 않은 질문들

카트리나는 사망하기 전, 3개월 동안 매주 지역 경찰서에 익명의 협박 메일을 전달했다. 이메일 계정은 추적이 불가능한 VPN을 통해 생성되었고, 그 안에는 "내가 지켜보고 있다", "너의 움직임은 다 알고 있다"는 식의 짧은 문장들이 담겨 있었다.

피해자는 이 이메일이 ‘장난’이라고 치부될까 봐 주저했지만, 결국 2주 전 담당 경찰에게 그것을 모두 넘겼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경찰이 이를 다시 열람하려 했을 땐, 그 이메일이 경찰 시스템에서 삭제되어 있었다. 삭제자는 내부 로그에도 남지 않았다.

이후 경찰 내부에서 ‘사건 은폐’ 또는 ‘외부 해킹’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었고, 수사는 연방 수사국(FBI)으로 넘어갔지만, 마찬가지로 결정적 단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일한 단서는 여전히 장롱 안에 남겨진 낙서뿐이었다.

 

괴담이 된 사건, 그리고 인터넷의 추측

카트리나 노튼 사건은 이후 지역 언론의 집중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인터넷에서는 다양한 추측과 음모론이 떠돌았다.

“그 집 천장에는 누군가 오래 숨어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살인범은 초소형 드론을 이용해 침입한 것이 아닐까?”

“카트리나는 사이코패스 스토커에게 오래 전부터 감시당해왔다”

심지어 몇몇 유튜버들은 직접 그 집을 찾아가 현장을 촬영하기도 했으며, 어떤 이들은 해당 장롱에 새겨진 글자가 암호화된 코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사건의 실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2023년, 지역의 한 팟캐스트 제작진이 이 사건을 다시 조명하며 새로운 제보를 받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카트리나와 과거 학창 시절 인연이 있던 남성이 "그녀가 누군가에게 집요하게 따라다니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는 인터뷰도 포함돼 있었지만, 수사 당국은 별다른 진전 없이 사건을 종결 상태로 남겨두고 있다.

그 문장은 누구에게 보내는 경고였을까
“그는 천장을 타고 들어왔다”는 말은 단순한 환청일까, 아니면 실제 위협이었을까. 카트리나 노튼의 죽음은 단순한 범죄 사건이 아니라, 사람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공포와 불신, 그리고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감각을 자극한다.

지금도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이 사건을 ‘현대 밀실 괴담의 전설’이라 부르며, 괴담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진실은 미궁 속에 있지만, 장롱 속 그 낙서만은 여전히 우리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그는 정말, 지켜보고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