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 세 번의 실종.
303호에서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 사람만 사라진다.
'공간 미스터리'의 전설, 그림자의 방.
같은 방, 다른 사람, 같은 결말 – '303호'는 사람을 삼킨다
첫 번째 실종 – 혼자 살던 대학생
2015년 4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당시 막 입주를 시작한 이 아파트 3층의 303호에는
24세 대학생 정유진(가명)이 이사해 들어왔다.
조용하고 반듯한 성격의 그녀는 이사 후 한 달 만에 실종된다.
- 마지막 행적: 배달음식 수령 후 현관으로 들어가는 모습
- 이후 외출 기록 없음, 문 개폐 기록 없음
- 집 안엔 화장기 없는 메모지, 벗어놓은 슬리퍼, 따뜻한 음식 그대로
출입문도 잠긴 채, 그녀는 마치 ‘증발’하듯 사라졌다.
실종 수사는 장기 미제로 전환되었고, 303호는 공실로 남았다.
두 번째 실종 – 가족 단위 입주자의 실종
2017년 8월, 같은 303호에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왔다.
30대 부부와 6세 아이. 당시 ‘살기 좋은 단지’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 집 역시 2년 공실 끝에 다시 계약이 성사된 것이다.
하지만 이사 온 지 3개월 뒤,
부부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는 그날 저녁부터 연락이 끊겼다.
- 유치원 선생님이 부모에게 연락했지만 미응답
- 집에 돌아온 아이는 빈집 앞에서 몇 시간 기다림
- 경찰 출동 후, 집 안엔 지갑, 옷, 신용카드 모두 있음
- 방 안에는 이상한 방향으로 돌려진 벽시계와, 손바닥 모양의 벽 먼지 자국
부부는 지금까지도 실종 상태이며,
출입기록상 그날 이후로 누군가 이 집에 들어간 흔적은 없다.
세 번째 실종 – 단기 임대 거주자
2020년, 해당 집은 단기 임대 플랫폼을 통해 외국인 여성 여행자에게 단기 렌탈되었다.
3박 4일 일정으로 예약한 그녀는 2일째 되는 날, 연락이 끊겼다.
관리인은 이상함을 느끼고 현장을 방문했고,
문은 잠겨 있었지만 안에서 불이 켜져 있는 것이 보여 경찰에 신고했다.
강제로 문을 열었을 때,
방 안에는 캐리어, 여권, 노트북이 그대로 있었고,
샤워기에서 물이 흐른 흔적이 있었으며,
거울에는 손가락으로 그은 듯한 곡선 하나만 남아 있었다.
그녀의 출국기록은 없었다.
아예 나라를 떠난 흔적조차 없다.
단 2박을 묵었던 303호에서, 그녀는 세 번째 실종자가 되었다.
303호, 무엇이 문제였을까?
경찰은 처음에는 단순한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사건이 반복되자 결국 건물 구조와 입주 이력, 인근 CCTV 등을 종합 분석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 303호만 유독 실내 온도 센서에 오류가 자주 발생
- 출입문 전자키 로그가 다른 호실에 비해 이상하게 빈번함
- 천장 배선 구조가 건물 도면과 실제 구조가 다름
- 벽면 내부에 불분명한 공간 구조가 존재한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음
그리고 놀라운 사실 하나.
이 아파트가 지어진 부지는,
과거 1980년대 정신병원이 있던 부지였고,
해당 위치에 있던 병동의 방 번호는 바로 303호였다.
지금도 공실일까?
2023년 기준, 303호는 다시 임대 매물로 나와 있다.
중개사는 말한다.
“전세가 싸요. 무척 싸죠. 주변에 비해 거의 반값이에요.”
그리고 온라인 부동산 리뷰 중 하나.
“저희가 보러 갔을 땐 괜찮았어요.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우리 딸이 그러더라고요.
‘여기 누가 있어.’”
이 방은 지금도 존재한다.
그 안에서 무엇이 사람을 ‘데려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반복되는 건, 사라진 사람들과, 남겨진 흔적뿐이다.